[초동여담] 금지곡의 변신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지난 주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인들의 화제는 단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4050세대가 너도나도 관람 인증샷을 올렸다. 두 번 세 번 봤다는 이도 있었다. 부인 몰래 남편 혼자 두 번이나 봤지만 부인이 원해 세 번째 관람했다는 고백에서는 웃음이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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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 그룹 퀸과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관심은 영화 개봉 2주 차에 들어서며 입소문을 타고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검색 추세를 알려주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인 지난달 31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검색이 이달 4일을 기점으로 잠시 주춤하다 8일 이후 다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관객 200만명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초대형 화면과 온몸을 날려버릴 듯한 음량으로 비록 재현이나마 퀸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외에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위 아더 챔피언스, 돈 스톱미 나우, 라디오 가가 등 줄지어 나오는 히트곡 퍼레이드에 무릎이 들썩이고 입술은 가사를 따라 부른다.

프레디 머큐리가 빠진 퀸이 한국에서 공연을 했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은 아니었다. 한국 관객들이 원한 것은 결국 프레디 머큐리였다. 그중에서도 핵심이 보헤미안 랩소디다. 왜일까.

관객 대부분은 보헤미안 랩소디가 발표됐던 시점에는 이곡을 제대로 들어 본 적이 없다. 맞다. 금지곡이다. 음반(A night at the opera)에서도 사라졌다. 서구 팝음악 최고의 히트곡은 우리에겐 금단의 대상이 됐다. 갈증은 욕구를 부르게 마련이다. 서울 세운상가와 황학동에서 구한 불법 복제음반으로,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로 몰래 들었다. 영화 마지막 장면으로 화제가 된 라이브에이드 장면도 보헤미안 랩소디 부분은 국내 공중파 중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보헤미안 랩소디는 민주화가 이뤄지고도 2년이 지난 1989년에서야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1975년 발표 후 14년 만이었고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하기 2년 전이다. 우리가 보헤미안 랩소디 '떼창' 자유를 돌려 받은 건 아직 20년도 안됐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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