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필살기 ‘고양이 펀치’…그 역할은?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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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고양이의 독특한 행동인 '고양이 펀치'는 많은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개와 고양이 모두 사족보행 동물이지만 개에게서는 이런 행동을 볼 수 없다. 고양이는 왜 펀치를 날리는 걸까.일부 품종을 제외하고 고양이 대부분은 전신이 털로 덮여 있다. 그러나 어떤 품종이든 발 볼록살(일본어로 肉球)에는 털이 없다. 털이 있으면 불편한 볼록살의 두 역할 때문이다.

고양이의 발 볼록살은 탱탱하고 부드러워 흔히들 '촉감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볼록살은 촉감이 좋을뿐 아니라 뛰어난 기능도 갖고 있다.

고양이가 사냥할 때 쿵쾅쿵쾅 발소리를 내면 먹잇감은 순식간에 달아나버릴 것이다. 게다가 재빨리 움직이지 못하거나 뛰다 도중에 지쳐도 사냥감을 놓치고 말 것이다.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볼록살이다. 볼록살의 탄력성은 발소리를 죽이고 피로감을 줄여주는데다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만든다.

고양이는 온몸 가운데 발 볼록살과 코끝에서만 땀을 흘린다. 땀은 고양이가 걸을 때 미끄럼을 방지해주고 걸어온 공간이 자기의 텃세권임을 알리는 이른바 '마킹' 역할도 해준다.

볼록살의 탄력성과 땀에 의한 미끄럼 방지 기능으로 고양이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고양이의 앞다리와 뒷다리는 역할이 서로 다르다. 펀치는 앞다리로만 날린다. 뒷다리로 찰 때와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고양이가 펀치를 날리는 것은 장난감을 갖고 놀 때나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을 때다. 이때 고양이는 앞발로 장난감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이의 앞다리는 '움직이는 것'과 '떨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냥할 때도 고양이 펀치가 등장한다. 고양이는 펀치로 사냥감을 쓰러뜨린 뒤 그 먹잇감이 정말 쓰러졌는지 확인한다. 사냥감이 꿈틀거리면 잽싸게 물러나 다시 임전태세를 취한다.

동물의 골격은 진화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나무 위에 있는 작은 동물도 사냥해왔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도 나무에 오르곤 했다. 이런 과정에서 고양이는 좌우로 앞발을 벌려 나무줄기를 단단히 부여잡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형성된 골격 덕에 펀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고양이 펀치는 그냥 '귀여운 행동'일지 모른다. 그러나 고양이에게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화의 결과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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