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교사 선언 참여한 교사…대법 "파면 부당, 징계위 다시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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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내부 고발, 정치적 의사 표현 등을 이유로 교사를 파면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판단과는 달리 시국관련 교사선언에 참여한 사실은 징계사유가 된다며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봤다.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은) 동구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에서 동구학원의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동구학원은 2015년 1월 동구학원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 전교조 교사선언 참여, 다른 교직원·학교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등 총 9가지 이유를 대며 동구마케팅고등학교 교사인 안종훈 씨를 파면했다.

안씨는 이에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는 “안씨의 비위 정도가 파면할 정도는 아니다”며 파면을 취소했다. 이에 동구학원은 교원소청심사위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1·2심은 동구학원 측이 주장한 비위사실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1·2심 법원은 “안씨가 세월호 추모 집회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박근혜 책임져라' 등의 피켓을 들고 정치적 집회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다른 교직원들이나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씨의 파면 사유 가운데 학교 및 교직원 명예훼손, 모욕은 수사기관은 안씨에게 '무혐의' 처분했다”며 파면사유가 안된다고 봤다.

또 학교는 교사에게 할당한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았고, 수업참관물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파면사유라고 주장했지만 1·2심 법원은 “학교 규정에 연구 결과물을 제출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수업참관물을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안씨가 전교조 교사선언에 참가한 것에 대해 “특정 정치세력에 대해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은 '일체의 정치활동'으로 교원노조법을 위반한 것이 인정된다”면서도 “정치적이기는 하지만 우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거나 반사회적 내용을 담고 있는 교사선언은 아니다”며 파면 사유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1·2심 법원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며 징계양정을 다시 하기 위해 교원소청심사위의 결정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이 옳다고 봤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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