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 세계 90위…WEF가 바라본 韓 혁신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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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7일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15위로 발표했다. 평가 기준이 바뀌었다곤 해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6위권에 머무르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이다. 혁신역량 항목에서도 8위를 기록하며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WEF의 혁신에 대한 평가를 보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WEF는 국가경쟁력 보고서의 지역별·국가별 평가에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연구개발(R&D)비용에 쓰는데, 이는 이스라엘(4.3%) 다음으로 많은 것"이라며 높이 평가하면서도 "혁신의 추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개발도상국보다도 떨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적 자본 부문의 '비판적 사고 교육(critical thinking in teaching)' 항목이다. 총 35.5점을 받으며 140개국 중 90위를 차지했다. 또 오너리스크에 대한 대응(Attitudes toward entrepreneurial risk), 권한 위임 의지(Willingness to delegate authority) 등에서도 각각 77위, 88위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혁신성장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인재들의 비판적 사고는 필수적이지만 우리와 혁신 시장에서 경쟁하는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순위는 한참 낮은 수준이다. 비판적 사고 부문에서 중국은 24위를 기록했으며 홍콩이 40위, 싱가포르가 21위, 인도가 17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순위가 낮은 편인 대만과 일본도 각각 65위, 70위로 우리보다 높다.

우리와 비슷한 순위의 국가들을 살펴보면 91위에 짐바브웨가, 92위에 조지아(그루지아), 93위에 트리니다드 토바고, 94위에 튀니지, 95위에 라이베리아 등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89위에는 아르헨티나가, 88위에는 보츠와나, 87위에는 라오스, 86위에는 슬로베니아, 85위에는 시에라리온이 각각 위치하고 있다. 비판적 사고 교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는 미국이며, 덴마크,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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