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추석풍경]"차례상 부담은 그만" 해외로 호텔로 떠나는 사람들(종합)

차례상 부담 덜어…세대교체 등으로 해외여행·호텔투숙 즐긴다
추석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 118만명 이상
지방권 호텔들의 객실 예약률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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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최신혜 기자] "명절마다 음식 준비로 하루 이틀 보내는 대신 시댁, 친정 식구들과 번갈아가며 국내외로 여행을 다닌 지 한참이에요. 부모님들도 밖에 나가 바람도 쐬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어 훨씬 좋다고 하시고요." 주부 김지선(35·여)씨의 사례처럼 더 이상 추석 차례상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세대 교체 등으로 가족들과 국내외 호텔에서 지내며 온전히 명절 연휴를 즐기는 '신풍속도'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21~26일 추석 연휴 6일간 총 118만3237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해 역대 명절 중 하루 평균 최다여객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예측했다. 추석 연휴의 하루 평균 여객은 19만7206명으로 지난해 추석(9월29일~10월9일) 이용객 18만7623명 대비 약 5.1%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명절 기간 최대 기록은 올해 설 연휴(2월14일~18일)에 기록한 19만377명이다.

지방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몰려 지방권 호텔들의 객실 예약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22~25일의 부산 파라다이스호텔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객실 예약률은 평균 90%를 넘어섰다. 해운대그랜드호텔도 추석 연휴 예약률이 90%를 넘었고 이번 주 중에 예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도 이번 추석 연휴 840개 객실 중 90% 이상이 예약됐다. 이처럼 국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 이들이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추석 농업관측본부 소비자 패널 5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추석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8.8%로 전년 25.6%보다 증가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더 이상 제사 지낼 주체가 없어진 데다 개인의 삶을 중요시 여기면서 차례 지내는 가정이 줄고 여행을 많이 간다"면서 "공급적인 면에서는 저가항공사가 많아지고 시내 호텔 용이성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변화가 나타난 것도 있다"고 짚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명절마다 호텔을 찾는 가족 고객들이 늘며 명절 음식 패키지, 부모님·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등이 담긴 패키지를 내놓는 호텔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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