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어느 가족'에서 인자한 얼굴로 가족애를 전한 배우 키키 키린(본명 우치다 케이코)이 15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2004년 유방암이 발병한 뒤 전신으로 암이 전이돼 14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지난 13일에는 왼 허벅지가 골절돼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키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개성파 여배우다. 1943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1961년 극단 분가쿠좌(文學座)에 입단해 연기를 시작했다. 1964년 '일곱 명의 손자'로 드라마에 데뷔한 그녀는 1974년 방영된 '테라우치칸타로 일가'에서 주인공 칸타로의 어머니를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뒤에도 '무', '무 일족' 등에서 어머니나 할머니 역할을 도맡으며 다양한 어머니상을 제시했다.
국내 관객에게는 영화 어느 가족, '오다기리 죠의 도쿄 타워', '악인', '걸어도 걸어도' 등으로 익숙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에 거듭 출연해 그의 페르소나로도 불린다. 특히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에서는 좀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족의 할머니를 연기해 따뜻하고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키키는 록 뮤지션 우치다 유야와 수십년간 별거하며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그녀의 장녀 우치다 아야코와 사위 모토키 마사히로는 모두 배우로 활동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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