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제거 시나리오 써놨다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미 육군의 기술자료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미 육군의 기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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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나오지 않을 경우 트럼프 정부는 심각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국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까.미국 보수성향 국제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최근 미군이 준비한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통한 핵, 생화학 등 대량 살상무기(WMD) 제거 계획을 소개했다.

이 계획은 지난해 6월 미 '육군 기술자료(Army Techniques Publication) No. 3-90.40'로 발표됐다. 북핵 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시점이다. 이 자료에서는 WMD 제거 대상 국가로 북한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 대상이 북한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자료는 미 육군 여단 전투단(BCT)을 투입하는 복합적인 WMD 제거 작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정규군을 투입해 핵, 생화학 무기를 처리하겠다는 의미이다. 미국 정규군이 북한에 투입된다면 정권교체, 징벌적 타격, WMD 파괴 등 다양한 작전을 벌일 수 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이 자료가 WMD 제거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적인 전투를 조합해 놓아 흥미롭다고 표현했다.WMD 제거를 위해 북한에 투입된 미군은 핵무기 제조 시설, 저장소, 발사 시설 등 WMD 관련 시설들을 처리해야 한다.

작전 방식은 이렇다. 우선 핵관련 시설을 공격한다. 지상전을 피할 수 없다. WMD를 식별하기 위한 정찰과 정보 수집은 필수다. WMD 제거 작전에는 최소한 18개 분야 이상의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핵 시설을 장악하면 WMD 망을 제압하는 기술진을 투입한다. 핵 저장 시설이나 수송 시설을 파괴해 WMD 사용을 지연 시키는 작전도 가능하다. 핵무기의 수를 줄이는 작전도 시나리오에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북한보다는 붕괴가 시작된 국가의 WMD를 안전하게 조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석했다. 적으로부터 WMD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도 WMD를 탈취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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