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초"…현대重·대우조선해양, LNG기술 두고 신경전

LNG운반선 재액화 장치 두고 원조 논쟁
대우조선해양 "독자개발한 세계 최초 기술"
현대중공업 "2016년 이미 구현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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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기술을 두고 최초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업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 환경규제와 맞물려 향후 전망이 밝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을 둘러싸고 기술력 싸움이 붙은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6일 완전재액화 시스템을 적용한 저압엔진(X-DF)용 LNG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일본 선사인 MOL사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LNG 낭비를 '0'으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천연가스 재액화장치는 LNG운반선 운항 중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천연가스를 재액화해 다시 화물창에 집어넣는 장치로 운반시 LNG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에 적용된 재액화장치인 MRS®-F는 기존 재액화장치에 메탄 냉매시스템을 결합함으로써 증발가스의 재액화 효과를 극대화했다"며 "선주사는 이를 통해 연간 LNG선 척당 최대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고압엔진(ME-GI)용 완전재액화시스템인 FRS®를 적용한 LNG운반선도 세계 최초로 인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이미 2년 전인 2016년, 단일냉매를 이용한 완전재액화시스템을 대우조선해양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완전재액화시스템을 적용한 저압엔진용 LNG운반선 역시 지난 2월 그리스 선사인 가스로그사에 먼저 인도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단일냉매 뿐 아니라 혼합냉매를 활용한 완전재액화(SMR) 실증 설비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가스처리 업체 LGE사와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특히 혼합냉매 기술의 경우 단일냉매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효율이 최대 40% 높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LNG운반선 기술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향후 전망이 밝은 LNG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NG선은 국내 조선사들이 독자적인 기술력과 건조경험을 앞세워 전 세계 발주를 싹쓸이 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올해 발주된 대형 LNG선 32척 모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4척, 대우조선해양이 12척, 삼성중공업이 6척 순이다.

또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단가가 높아 국내 조선사들이 주력하는 선종이다. LNG선 선가는 척당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조선분야에서 발주되는 선박 중 단일 선종으로는 가장 비싸며, 향후 선가 상승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클락슨리서치는 향후 LNG 발전분야 수요와 선박용 연료 사용 증가로 올해 37척을 포함, 향후 5년간 194척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액화기술은 비용절감과 연결돼 있어 선주사가 발주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향후 LNG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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