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 확 줄어든 '대북강경파' 볼턴 (종합)

대내외 비판 의식 '트럼프 감싸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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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생각보다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대내외 비판을 의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감싸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강한 발언으로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맥락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실현하면 그때 더는 위협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북미정상회담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북한에게 많은 것을 내줬다는 여론도 나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 직후 트위터를 통해 "모두가 이제 내가 취임한 날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준수할 때'라는 전제를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방어했다.볼턴 보좌관은 이어 "지금의 시험(도전)은 북한이 여전히 지킬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현재 이행할 필요가 있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에서 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리비아식 해법'을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것과 대조된다. 연일 북미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은 언론들이 북미회담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트위터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일정을 마치고 핀란드 헬싱키로 향하는 길에 올린 트위터에서 "9개월 동안 북한에서 미사일이나 로켓(발사)이 없었다. 핵 실험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인질들도 돌려받았다"며 "이 모든 것이 종국적으로 어떻게 귀결될지는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왜 가짜뉴스들은 이 아주 멋진 사실들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냐. 왜냐하면, 가짜뉴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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