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거물 다 오는데… 이재용 올해도 선밸리 불참, 왜

계열사 악재·남은 대법 판결 등 부담에 대외활동 최소화
집행유예 선고받은 만큼 미국 입국 어려워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들어가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들어가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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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밸리 컨퍼런스'에 불참한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글로벌 IT거물들이 모여 교류하는 자리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참석해오다 구속상태였던 지난해에는 불참했다.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이후, 국내활동은 자제하면서도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에는 심혈을 기울여왔던 만큼,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이 예상돼왔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부회장이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3일 삼성전자, 외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0일부터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불참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초청을 받지 못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앨런앤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일주일에 걸쳐 비공개로 개최하는 선밸리 컨퍼런스는 '거물급' 세계 주요 IT, 금융 업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은 전무 시절이던 지난 2006년부터 이 행사에 참여해 글로벌 업계 최고경영진(CEO)들과 교류해왔지만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구속되며 참석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불참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을 둘러싼 여론이 비판적인 데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주목을 끌 수 있는 대외활동을 최소화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삼성 관계자도 "이 부회장은 삼성 계열사에 여러 악재가 겹친데다 본인의 대법원 판결이 남은 만큼 주목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당분간 대외 활동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재판은 진행중이며 내년 상반기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만큼 미국 입국이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징영혁,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은 사람의 입국을 제한한다. 사회ㆍ경제적인 기반이 있는 경우에는 입국할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출소 후 해외 출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 캐나다, 중국, 유럽국가 등만 방문했을 뿐 유독 미국은 찾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에는 글로벌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포럼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으며 2014년에는 팀쿡 애플 CEO와 만나 특허분쟁을 지속해온 애플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소송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 이 컨퍼런스에서 이 부회장과 만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국 본사와 아태지역 본부 임원 등 40여명을 이끌고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2016년 마지막으로 참석했을땐 지니 로메티 IBM CEO와 회동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글로벌 인맥'이었는데 주요 해외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여 이러한 경쟁력을 잃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는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예년과 같이 글로벌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주요 참석자는 팀 쿡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메리 바라 GM CEO, 랜달 스테픈슨 AT&T CEO ,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CEO ,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CEO , 월마트 더그 맥밀런 CEO, 밥 아이거 디즈니 CEO , 필 나이트 나이키 CEO 등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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