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원들, 취객 대응법·호신술 전수받는다

소방청, 주취자 대응 요령 및 호신술 교육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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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취객 등에 의해 폭행당하는 119구급대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이 대응 요령 및 호신술 교육을 실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소방청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충남 아산시 소재 중앙소방학교에서 119구급대원 50명을 대상으로 폭행 및 범죄현장 대응교육과정을 운영한다.이번 교육은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피해가 늘고 있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64명의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다 심각한 언어 폭력과 폭행을 당해 극심한 스트레스 및 상처를 받았다. 특히 지난달 1일 전북 익산의 한 119구급대원이 한 달 전 이송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신경손상·뇌출혈·심근경색으로 치료받다 순직해 충격을 줬다.

교육에 참가한 119구급대원들은 주취자 특성과 대응, 인격장애자 판별 및 대응, 가해자 처벌에 필요한 증거 확보 요령 등을 교육받는다. 갑작스런 폭행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기본 호신술도 실습한다.

강사는 경찰인재개발원의 교수로 재직 중인 경찰공무원과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과 전문의로 구성하였고 이들 강사는 각종 사건현장에서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현장에서 소방·경찰 간 협조방안에 대해서도 토론할 예정이다.한편 소방청, 서울시 등은 최근 119구급대원 폭행 사범에 대해 강력한 처벌 및 호신 기구 지급 등 대책 마련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119구급대원을 폭행하고도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 보내는 등 허술한 처벌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실제 16일 전북 익산에선 만취한 50대가 자신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119구급대원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지만 귀가 조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59분께 익산시내 한 병원으로 가던 구급차 안에서 옆에 있던 익산소방서 소속 A(29) 소방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당시 '익산시 영등동의 한 사우나 앞에 술에 취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A 소방사는 도로 위에 누워 있던 권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권씨는 A 소방사에게 '물을 달라'고 했으나 주지 않자 갑자기 일어나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만취한 권씨를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조만간 다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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