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간 현송월, 제2의 핑퐁외교 되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과 환담하고 있다./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과 환담하고 있다./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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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에 동행하면서 북ㆍ미 간 스포츠ㆍ문화 외교가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제2의 핑퐁 외교'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북ㆍ미 간 국교 정상화의 초기 단계로 스포츠ㆍ문화 외교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가 북ㆍ미 회담 준비를 하며 북한의 체조선수단과 관현악단을 미국에 초청하는 문제를 포함, 문화 교류 방안을 강구해왔다고 전했다.이 같은 보도는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 일행에서 포착된 현 단장의 등장과 일치한다. 현 단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남한 북한 예술단을 이끈 경험이 있다. 현 단장이 평창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전체회의에도 참석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북측과 미측의 문화 교류를 위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사전 점검단을 포함하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익히 알려졌듯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미국과의 문화 교류 협상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미국은 과거 중국과 수교하며 '핑퐁 외교'로 물꼬를 튼 바 있다. 1971년 4월10일 미국 탁구선수단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 후 이듬해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이 전격 방중, 미ㆍ중 관계 정상화라는 대어를 낚은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의 북한 진출도 문화적인 차원에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준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맥도널드와 같은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 방안을 원한다"고 전했다. 맥도널드가 평양에 입성한다면 미국 문화 전달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악시오스는 이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 겁을 주면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북한이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협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것이든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핑퐁 외교 전략을 통해 유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교 관계 수립을 위한 지속적인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과 달리 자신과 성격이 비슷한 김 위원장과 만나면 협상이 잘 진행될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ㆍ미 정상화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하기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1분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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