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s] ‘유정의 사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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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의 사랑(전상국 지음/새움)
김유정문학촌 촌장 전상국이 김유정과 그의 문학 세계를 독특한 구조의 소설로 형상화했다. 별개일 수 있는 두 이야기를 나란히 늘어놓는, 이중주 서술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그 시대 김유정이 그러했듯 방황의 길을 가는 두 남녀의 사랑, 그 사이 사이에 김유정 관련 자료가 이어진다. 김유정의 소설, 일기, 편지, 시 등에 유족 인터뷰까지 함께 담아내 입체적으로 구성되었다.
김유정의 소설은 여전히 우리에게 읽히고 있다. 삶의 비애 속에서도 웃음을 그려낸 그의 소설이 담고 있는 해학성과 향토성, 속어와 방언 구사의 생동감 있는 문체, 생활력 강한 여성의 모습, 가난하고 무식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일탈 등은 지금 여기의 독자들에게도 와 닿는 구석이 많다. 『유정의 사랑』은 그러한 김유정 소설의 매력과 더불어 김유정이란 인물에 대해 느낄 수 있게 만든다.◆갈증(후카마치 아키오 지음/양억관 옮김/잔)
끝없는 갈증에 빠져든 한 남자가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삶의 고독과 증오에 휩싸인 인간의 절망을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소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파렴치하고 지저분한 인간 본성, 즉 괴물의 속성을 드러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 개인을 넘어 현대 사회에 만연해진 광기를 보여준다.
아내의 불륜 상대를 폭행하고 경찰을 퇴직한 후지시마 아키히로. 경비 회사에 근무하는 그는 어느 날 헤어진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딸 가나코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름한 얼굴, 가녀린 몸 그리고 색깔이 엷은 커다란 눈동자. 가나코의 방을 뒤지던 후지시마는 여고생 신분에 잠깐 즐기는 기분으로 소유할 양이 아닌 다량의 각성제를 찾아낸다.
가나코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후지시마는 딸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 또한 각성제에 의존하여 겨우 버티며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는 등 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사로잡히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량 서클에 관련된 아이들, 위험한 조직원들을 상대로 몸을 내던지며 반드시 딸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슈나우저를 읽다(김은호 지음/문학의전당)
2015년 계간 《시와소금》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김은호의 첫 번째 시집. 활달하고 낯선 상상력으로, 일상의 상징체계를 완곡히 거부함과 동시에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는 출렁임으로 가득한 세계다. 그 출렁임은 익숙한 것을 일깨우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에 내재된 고유한 음악성을 통해 ‘살아있음’의 형태를 드러내기도 하고 인간의 정서를 리듬으로 결합해 드러나기도 한다.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말(정성환 지음/문학의전당)
2017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온 정성환의 첫 시집. 외롭고 고독했던 삶의 톱니바퀴가 따뜻한 세계를 향해 남은 시간을 굴리려고 할 때 태어난 것 같다. 사소한 ‘나’와 ‘당신’이라는 존재가, 사실은 누군가의 전부이자, 삶에 있어 제 몫을 해야 하는 커다란 존재였음을 알아차리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토록 빠르고 신속한 현대 사회 속에서 귀중한 발견이고, 그 발견이 비춘 시인의 발자취는 적막하였기에 시마다 더 긴 여운이 맴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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