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부는 자본주의식 투기 바람

신의주 고층아파트 웃돈까지 얹어 되파는 경우도…원산에는 대규모 카지노호텔 건설 추진

북한이 2016년 공개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투자제안서’에 덧붙인 원산시 중심부 조감도(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016년 공개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투자제안서’에 덧붙인 원산시 중심부 조감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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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에도 돈 많은 주민들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바람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신의주에 짓고 있는 고층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다주택 소유자의 매입도 문제 삼지 않는 등 자본주의식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RFA는 신의주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신의주에 새로 들어선 고층 아파트의 경우 돈만 있으면 누구든 여러 채 소유할 수 있다"며 "아파트 구입 후 웃돈까지 얹어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경우도 허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를 따지지 말라는 게 중앙의 방침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분양 가격은 100㎡의 경우 2만달러 정도, 더 넓고 방향이 좋은 것은 5만달러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내부 장식에 1만~2만달러가 더 들어가니 한 채 값이 7만달러를 넘는 것도 있다는 뜻이다.

중국 랴오닝(遼寧省)성 단둥(丹東)의 한 소식통은 신의주 고층 아파트 건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근접경호 친위부대인 호위사령부 산하 동양무역에서 전반적으로 주관하는 사업"이라며 "이는 주민들 장롱 속에 숨어 있는 달러까지 끌어내고 접경도시 신의주에 부동산 투자 바람을 일으키려는 당국의 의지"라고 해석했다.

RFA는 지난달 중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나진ㆍ선봉(나선)경제특구에 최신형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며 "지난해 북중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합작 건설사업이 주춤했으나 요즘 건설 재개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소식통은 "현재 나선경제특구에서 완공되거나 완공을 앞 둔 아파트 대부분이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라며 "중국 측 사업자가 필요한 건설자재와 설계를 담당하고 북한 무역회사가 부지와 건설인력을 제공해 판매수익은 양쪽이 나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 간부와 돈주들이 나선경제특구에 들어선 아파트들을 사들이고 있다"며 "위치ㆍ방향ㆍ층수에 따라 아파트 한 채당 3만∼5만달러에 판매되는데도 공급이 달릴 정도로 인기"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서민들 입장에서 감히 상상도 못할 비싼 값이지만 아파트는 완공 전 모두 팔려나가 국가무역회사들이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특권층과 돈주들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은 강원도 원산에 세계적 규모의 카지노호텔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앙에서 원산국제해양관광지구에 세계적인 호텔과 카지노를 건설한다며 벌써부터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남한이나 미국으로부터 투자 받아 건설자금을 해결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호텔이라면 북한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비사회주의 '황색산업'으로 당의 정책노선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따라서 주민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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