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칼럼] 5G시대의 도래와 활성화를 위한 과제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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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무성하던 5G 서비스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하게 선보였다. 시범서비스이긴 했지만 5G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예컨대 봅슬레이나 스켈레톤 트랙을 질주하는 선수의 시각을 볼 수 있는 싱크뷰(Sync View),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Interactive Time Slice), 선수들에게 초소형 GPS 모듈을 부착해 원하는 경기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옴니포인트(Omni Point)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에게 다가온 5G는 기존 LTE와 어떤 점에서 다른 것일까. 일단은 우수한 성능을 꼽을 수 있다. 5G는 전송속도ㆍ지연시간 등에서 LTE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정지상태를 기준으로 최대 20Gbps인 5G는 LTE보다 20배 정도 빠르다. 그래서 가상현실(VR)이나 홀로그램 등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아울러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1ms에 불과해 사실상 실시간 서비스가 가능하다. 자율주행ㆍ원격운전ㆍ원격수술 등 높은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적합하다.전 세계 이동통신 단일표준이 가능해진다는 것도 LTE와 다른 점이다. 2G에서는 GSM과 CDMA로, 3G에서는 W-CDMA와 3G CDMA로 그리고 4G에서는 LTEㆍ와이브로ㆍTD-LTE 등으로 나뉘어있던 기술표준이 5G에서는 단일표준 아래 통신사업자ㆍ장비제조업체ㆍ컨텐츠제공업자등이 중복 투자없이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3G가 도입될 때 모바일 멀티미디어가 킬러서비스로 거론되었으나 이용요금의 부담 때문에 유선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다. LTE 시대에 그 간격이 좁혀졌으나 여전히 유선에 비해서는 요금부담이 크다. 그러나 5G 시대에는 모바일로 유선 수준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는 5G를 유선네트워크의 대체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라 한다. 또 5G에서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다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 기술이 가능해진다. 이는 기업 전용망서비스 제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B2B 비즈니스가 크게 확장될 수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5G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G 기술표준화 완성과 초기 네트워크 구축에 최소 2~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이통사업자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할 B2B서비스 활성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5G 상용화가 이루어 진다고 해도 갑자기 주고객층이 일반고객에서 기업고객으로 바뀌고 해당 애플리케이션도 급격히 출시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중심으로 한 B2C시장이 먼저 활성화되고 점차 자율주행자동차ㆍ산업장비ㆍ스마트홈 등 B2B 시장이 차례로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이런 이유에서 통신사업자들은 초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선은 인구나 산업시설이 밀집한 지역부터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장수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5G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끌면서 스마트 교통이나 스마트 물류ㆍ스마트 에너지 등 5G를 활용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민간기업들은 자율주행ㆍ원격조종ㆍ스마트 홈 등 구체적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 발판이 마련된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통신사업자의 적극적인 망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망중립성정책 재검토와 특정 컨텐츠에 대해 데이터이용료를 감면해 주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 도입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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