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종료· 韓 거래소 과세… 비트코인 10% 폭락(종합)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3대장' 모두 반나절 새 최대 15%까지 하락

韓 거래소 과세 등 규제 압박과 美 셧다운 종료 중첩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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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한동안 1만2000달러 내외를 기록했던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이더리움과 리플도 10% 남짓 하락하면서 가상통화 대부분이 동시에 출렁였다. 악재가 동시에 터진 탓이다. 우리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소에 24.2%의 법인세를 징수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종료가 가격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23일 오전 10시 경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83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2시간 만에 1만1948달러에서 10% 가량 급락했다. 오전 7시30분께에는 약 15% 떨어진 1만240달러를 기록하며 1만달러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폭락했다.

거래량 2위인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1089달러에서 993달러로 9% 정도 떨어졌다. 3위 코인인 리플은 1.42달러에서 1.32달러로 8% 남짓 하락했다. '3대장'으로 꼽히는 가상통화가 동시에 급락한 것이다.미국 경제매체 CNBC등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강력한 과세 정책을 밝힌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한국발(發) 코인 '엑소더스'가 해외 거래소를 출렁거리게 만든 셈이다.

앞서 22일 기획재정부는 가상통화 거래소를 대상으로 순익의 최고 22%에 해당하는 법인세와 2.2%의 지방소득세 등 24.2%의 세금을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80%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할 때, 빗썸은 600억원 가량의 세금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빗썸 등 거래소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가상통화를 상품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호재일 수도 있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세금 폭탄'을 던진 것은 피할 수 없는 악재라는 분석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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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또 발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사흘만에 종결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정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셧다운 종료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인덱스(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만455달러에서 1만827달러 수준까지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셧다운 종료 이후 꾸준히 하락해 이날 최저가인 1만240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역시 이날 정오 무렵 1000달러를 거의 회복하는 추세였지만 셧다운 종료 이후 점차 떨어져 93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신범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통화는 반(反) 달러 성향을 띠고 있어서 셧다운 종료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이론적으로 볼 때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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