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 화약고 결국 불붙여 …트럼프 회심의 ‘중동평화안’도 위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지위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중동 평화 중재 노력이 위기에 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이자 중동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새로운 중동 평화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안은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국, 이슬람과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대적 개혁, 이란에 대한 견제 등 4가지가 핵심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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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중동평화안과 다른 점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쿠슈너 선임고문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를 안고 중동평화안을 추진할 경우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함에 따라 그동안 추진했던 중동 평화 노력 역시 찬물을 끼얹게 됐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쿠슈너 선임고문이 빈살만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자 등과 만나 중동평화안을 논의할 당시는 예루살렘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당시 논의됐던 중동평화안은 팔레스타인의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중동평화안이 이스라엘에 편향된 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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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평화안에 대해 팔레스타인에게 영토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내용이라면서 "팔레스타인 지도자라면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평화안에 대해 미국과 사우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 치우친 협상안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내에서 평화안 추진을 도울 지원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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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루살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마저 쉽지 않게 됐다. 중동 여론이 반(反)미, 반(反)이스라엘로 흘러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맹주를 꿈꾸는 빈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안의 동조자로 나설지 의문이 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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