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재빼가기]주택자금에 자녀학비까지…반도체 두뇌 영입에 총력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 제품(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 제품(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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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중국업체들이 한국 반도체 인력 빼가기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분야 선두국인만큼 한국 반도체 회사 직원들을 채용해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채용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로부터 반도체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대부분의 업체가 높은 연봉 뿐 아니라 어학교육비, 주택보조금, 연2회 왕복티켓과 자녀 교육비까지 지원하겠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선두기업들은 이직 제한 및 퇴직 임원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인력유출에 따른 기술 유출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 양몽송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중국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SMIC에 입사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첨단 공정인 14나노 핀펫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력유출 방지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의 중소규모 협력사들의 인력유출은 더욱 속수무책이다. 국내에서 어렵게 일하느니 주택자금, 자녀 교육비까지 지원받으며 중국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중국 기업이 자회사 등에 한국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방법을 쓸 경우 추후 적발도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 반도체 관련 업종에 취업한 한국 인력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업체들은 신규 인력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 장비와 설비분야 인력 부족률은 5% 안팎으로, 전체 반도체 산업 부족인력 평균인 1.8%의 4배 수준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3번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3월과 9월 각각 1회씩만 공채를 진행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공채 규모를 전년대비 3배 이상 늘렸다. 하지만 이들업체들은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채용규모는 늘렸지만 미달되며 비공개 채용 프로그램인 '쇼미'를 통해 수시 채용도 수차례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양대 업체가 동시에 채용규모를 늘리는 바람에 합격한 신입사원이 입사를 포기한 미달사태가 이어졌다"며 "국내 반도체 인력 집중 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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