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올해부터 꺾인 생산인구…여성·노령 고용늘리는 日

일본, 2013년 노동공급 우위서 노동수요 우위로 전환
노동시장 이중 구조·생산성 향상 제약 등 문제 남아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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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하면서 같은 상황에 직면했던 일본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여성과 노령층 고용률을 높여 노동부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일본 노동시장 여건 개선과 과제'에 따르면 일본의 고용률은 올해 1~8월 평균 75.0%로 2000년 대비 6.1%포인트 확대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가 1997년 정점을 보인 후 계속 감소하자 여성, 고령층의 고용을 늘린 것이다. 일본은 유효구직자수 대비 유효구인자수 비율도 1.48배, 결원율(일자리중 충원되지 않은 비율)도 4.2%를 기록했다.

이재원 한은 아태경제팀 과장은 "일본정부는 2012년 아베내각 출범 후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달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노동시장 개혁 추진이 한층 강화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13년 이후 노동공급 우위에서 노동수요 우위로 전환됐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인 가운데 취업자수는 6500만명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특히 여성, 노령층의 고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00년 이후 남성 취업자수가 148만명 감소한 반면 여성 취업자는 223만명 증가했다. 또 청년층(15~34세)은 470만명 감소했지만 고령층(65세 이상)은 320만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중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5%에서 올들어 8월까지의 평균은 12.3%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생산성 향상 제약 등 문제가 남아있다. 일본 기업의 수익성은 저금리, 엔화약세 등으로 개선됐지만 실질임금음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 중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2001년~2007년 -0.5%에서 올들어 8월까지 -0.2%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개선이 임금보다 주주배당, 사내유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26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정부는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여성 고용을 더 늘리기 위해 육아휴직 중 경제적 지원, 보육시설 확충 등 일과 보육의 양립을 보장하고 근로자가 65세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시행했다. 또노동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목적 로봇도 양산했다. 더불어 최저임금 3% 인상과 함께 비자발적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을 낮추는 동일노동·동일임금 가이드 라인도 내놨다.

이 과장은 "일본 노동시장은 외견상 수급여건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구조적 문제가 상존해 있다"며 "노동시장 구조나 관행이 유사한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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