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빠진 신세계 직원들…백일장도 열었다

全 계열사 임직원 대상으로 시, 수필 공모
제 1회 SSG 백일장 개최…수상작 사보에 싣고 상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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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예쁘게 보면 꽃 아닌 것이 없고 밉게 보면 잡초 아닌 것이 없다 한다. 남을 보는 시선에서 점 하나만 지워보자. 남이나 님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지만, 님이라 불리는 순간 올라갔던 눈꼬리가 내려오고, 남이라 부르는 순간 마음 하나 슝 튀어나가는 게 보인다(목욕탕 명상, 김영희 이마트 양산점 파트너)."

"그날이 한참 지나도 소식이 없다. 수컷 셋 키우느라 그녀도 그가 된 탓일까. 복통 같은 자식들이 씻겨 나가서일까. 살아온 날을 거꾸로 세어 보니 골수처럼 빠져나간 그녀의 이름이 보인다. 지난 시간에 멈춘 몸을 붙들고 우는 그녀. 수컷 셋 영문을 모르고(갱년기 보고서, 김범회 신세계디에프 명동점 파트너)."신세계그룹 직원들이 문학에 빠졌다. 회사가 전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학작품 공모전에 나서면서다. 딱딱하고 반복적인 근무 환경을 벗어나 자기 계발의 기회를 마련해 보려는 취지로 마련된 첫 번째 행사다.

1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응모, 지난달 심사 발표 등의 일정으로 '제1회 SSG 백일장'이 진행됐다. 신세계 전(全)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꿈' 또는 자유주제로 시, 수필 분야를 공모했고, 총 300여개의 문학작품이 응모됐다. 그룹,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이마트24 등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대상은 앞서 소개된 '목욕탕 명상'이 차지했고, 최병욱 스타벅스 역삼포스코점 바리스타가 수필 '월 오브 노이즈'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4편의 우수상과 10편의 장려상이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김영희 파트너는 회사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책상과 책장 세트를, 그 밖에 수상자들 역시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받았다. 수상작은 신세계그룹 내부 사내지에도 실렸다.

신세계가 그룹 차원에서 문학작품 공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평론가, 시인, 소설가, 교수 등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예심과 본심까지 거쳤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문학 공모전과 관련해 "신세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처음 진행한 것"이라면서 "임직원들의 문학적 역량을 발견하고 자기 계발의 기회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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