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보행자]①'해 짧아져서'…가을만 되면 급증하는 보행 교통사고

가을·겨울 보행자 사망, 50% 급증
오후 6시~8시 초저녁 사고 집중

일몰시간-보행사망비율 상관관계. 자료=경찰청

일몰시간-보행사망비율 상관관계. 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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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해가 짧은 가을과 겨울철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다른 계절에 비해 5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운전자들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는 오후 6~8시에 사고가 집중발생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경찰과 도로교통공단이 합동으로 지난 2014~2016년 3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 사망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10~12월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하절기(5~8월) 보행 사망자 수는 평균 125.9명인 데 비해 10~12월 평균 196.2명으로 55.8% 증가했다. 월별로는 8월 평균 128명이던 보행 사망자는 밤이 낮보다 길어지는 절기인 '추분'(양력 9월23일 전후)이 있는 9월 153.3명으로 늘어난 뒤 본격적인 가을ㆍ겨울철에 접어드는 10월 193명, 11월 196.3명, 12월 199.3명으로 급증했다.

시간대별로는 봄·여름의 경우 오후 8시~10시에 사고가 집중된 반면, 가을·겨울은 초저녁(오후 6시~8시)에 사망사고가 다발했다. 10월 기준으로 이 시간에만 평균 47명(24.4%)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계절별 일몰 시간에 따라 사고 발생 시점이 달라진 셈이다. 특히 가을·겨울철의 경우 밤 시간이 길어져 운전자가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 사고 발생률을 높인다. 직장인 퇴근 시간 등과 맞물려 유동인구가 많지만, 이른 시간에 날이 어두워져 그만큼 보행자 사망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의 시각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행자가 많다보니 초저녁에 교통사고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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