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풍경]고향 안가고 차례 안지내고…"추석이 달라졌어요"

'추석=연휴'라는 인식 2013년보다 10%p 늘어
젊은 세대ㆍ여성ㆍ미혼자 비중 높아
고향 내려가는 대신 쉬거나 여행 계획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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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올해는 어머니, 아버지, 친지들과 함께 해외 여행 갑니다. '황금연휴' 덕분에 모처럼 가족 여행을 가네요." 직장인 이동수(가명)씨는 최장 10일간 쉴 수 있는 올 추석 연휴 기간에 동남아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이씨는 "힐링도 하고 가족들과 추억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차례를 지내는 대신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집에서 홀로 쉬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다'는 인식은 2013년 48.5%에서 올해 59.7%로 증가했다.

이 조사는 수도권 거주자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측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추석은 ‘명절’보다는 길게 쉴 수 있는 ‘휴가’로 더욱 크게 인식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추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본 결과, 전체 10명 중 6명(59.7%)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나타낸 것으로,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인식은 여성, 젊은 세대, 미혼자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 중에서 추석을 연휴로 생각하는 비중은 65.6%로, 이는 남성(54.2%) 보다 높은 수준이다.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 연령대별 응답률은 20대 70.8%, 30대 67.5%, 40대 53.9%, 50대 42.1%다. 미혼자들도 과반 이상이 동의했다. 미혼 69.3%, 무자녀 기혼자 61.6%, 유자녀 기혼자 50.9%.
차례상 차리는 법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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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가족끼리 반드시 모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도 2013년 60.2%에서 올해 70.2%로 크게 증가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측은 "명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차원을 넘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라는 인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에서는 여성(77.1%)과 20대(77.2%)가 추석에 꼭 가족이 모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데 강하게 동의했다. 실제 응답자 상당수는 명절 때면 ‘의무감’ 때문에 친지, 가족들을 보러 가며(64.3%),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 친척들을 만나도 할 일이나 할 말이 별로 없다(61.7%)고 답했다.

귀성 계획이 없는 이들은 10명 중 4명(전체 38.6%)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72.8%, 중복응답), 가까운 교외로 나들이(37%)를 떠나거나, 국내여행(23.1%)과 해외여행(9.3%) 등 ‘여행’을 계획했다.

이유를 살펴보면, 다른 때보다 연휴가 길어서(55.4%, 중복응답),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28.1%), 평소에는 휴가를 내기가 어려워서(28.1%) 등이 꼽혔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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