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가이드]잔소리ㆍ스트레스 다 싫다…욜로족은 떠납니다

20~30대, 황금연휴 기간 해외 항공 예약률 50~60%
최근 2주간 프라모델ㆍ낚시 등 취미 관련 소비도 늘어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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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학생일 때는 '공부 잘하니', 취업준비생일 때는 '취직했니', 직장인일 때는 '결혼 해야지', 결혼하고는 '애 언제 가질래?'. 친척들의 잔소리는 끝이 없죠. 그래서 올 추석에는 먼 곳으로 떠납니다." 직장인 황사랑 씨는 이같이 말하며 '나를 위한 선물'로 비행기 티켓을 선물했다. 황씨는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또 언제 올까 싶어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며 "성수기라 값이 2~3배 뛰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20~30대 '욜로족'(인생은 단 한 번 뿐ㆍYou Only Live Once)이 전통적인 명절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민족 대명절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대신 평소 하지 못한 여행,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 욜로족은 자신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신념을 가진 이들을 지칭하는데, 20~30대가 주축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가 추석 연휴(9월30일~10월9일) 기간 해외항공 예약자 연령대를 분석할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도 비슷한 소비행태가 감지됐다. G마켓이 최근 2주(9월12~25일)간 판매된 욜로 관련 품목을 살펴본 결과, 전체 연령대에서 20~30대의 비중이 67%를 차지하며 과반을 넘었다.

'최장 10일'의 긴 연휴기간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려는 20~30대가 늘자, 관련 소비도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20~30대 소비층이 최근 2주간 구매한 '땡처리 항공'은 전년동기대비 3%, 52%, '여행 필수품'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 22% 증가했다. 인터파크가 집계한 해외항공 예약자들의 '가장 많이 떠나는 여행지'(도착지역)에는 오사카, 후쿠오카, 타이페이, 방콕, 도쿄, 홍콩, 파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20대보다 30대 비중이 더 높으며, 해외의 경우 일본ㆍ동남아 등 단거리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하며, "국내 숙박 예약자 중에서도 전체 연령대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객실 예약 비중은 약 5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에서 직원들이 '욜로 바이 지나미'의 휴양지 바스켓 백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에서 직원들이 '욜로 바이 지나미'의 휴양지 바스켓 백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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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스테이케이션족'들 덕분에 취미활동과 관련되 소비도 늘었다. G마켓이 최근 2주간 판매한 캠핑ㆍ낚시 용품 중에서 20~30대 구매율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100% 늘었다. 무선모형ㆍRC완구의 전년동기대비 연령별 구매율은 20대 125%, 30대 27%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욜로 라이프가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명절 소비 행태도 바꾸고 있다"며 "여행, 숙박 등 관련 업체들이 욜로들을 겨냥한 명절 선물들을 속속 출시하는 게 한 예"라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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