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깃든 그곳 '오래가게'…다방·떡집 등 39개소 선정

서울시, 종로·을지로 일대의 오래가게 지도 만들어 공개

서울 종로·을지로 일대의 '오래가게' 지도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을지로 일대의 '오래가게' 지도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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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시가 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명맥을 유지한 가게 39개소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오래된 가게들이 밀집한 종로와 을지로 일대에 '오래가게' 39개소를 공개하고 지도로 만들었다고 20일 밝혔다.오래가게는 오래된 가게를 칭하는 일본식 한자어 표기인 '노포(老鋪)'를 대신하는 명칭이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39개소는 다방, 고미술화랑, 떡집, 인장, 시계방, 수공예점, 레코드점, 과자점, 분식점 등 생활문화와 전통공예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시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오래가게의 기준을 마련했다. 방앗간, 책방, 이발소 등은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 중인 가게, 전통공예 분야는 주인이 2대 이상 전통을 계승했거나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기능전승·보유자)인 곳이어야만 한다.
156년 동안 조선왕실의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이어오고 있는 '금박연'의 김덕환 금박장.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9호로 등록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156년 동안 조선왕실의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이어오고 있는 '금박연'의 김덕환 금박장.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9호로 등록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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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조선 철종 시대부터 지금까지 156년 전통을 지키며 조선왕실의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이어오고 있는 '금박연'이나 46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며 30년 전 여고생이 다시 찾아가는 '만나분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오래가게를 찾기 위해 시는 우선 시민 추천, 자료조사 등으로 2838개소의 기초자료를 수집했다. 2차로는 전문가 자문·평가를 통해 종로·을지로 일대의 171개소를 발굴했다. 이를 토대로 여행전문가, 문화해설사, 외국인, 대학생 등의 현장 방문·평가를 거쳐 53개소를 추천 받은 뒤 최종 39개소를 오래가게로 확정했다.

시는 앞으로 BI(Brand Identity)를 제작하고 이야기책과 지도, 영상물 등을 제작·배포해 오래가게를 홍보할 계획이다.

안준호 시 관광체육국장은 "오래가게가 일본의 시니세(老鋪)나 유럽의 백년가게처럼 서울만의 개성을 알리고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들겠다"며 "서울 도시 이면에 간직한 오래가게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매력 있고 독특한 관광 콘텐츠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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