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등 4개사 오늘 주총…지주사 전환 가속화

분할 및 분할합병안 통과 유력
소액주주들 "경영진에 대해 배임 소송 제기 예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사진=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사진=롯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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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사내 절차에 돌입한다.롯데는 29일 오전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 임시주주총회를 동시에 열어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안건 의결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이들 4개사는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각각 나뉜다. 이 중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 부문이 합병돼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하게 된다.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사장이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초대 공동대표 자리에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자회사 경영 평가, 업무 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는다. 중장기적으론 현재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와 다시 합병 등을 거쳐 완전한 그룹 지주회사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시 롯데제과 등 4개 회사가 상호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관계가 정리된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로 줄어들었으며, 이번 분할합병으로 순환출자고리는 18개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그동안 롯데는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

신 회장 체제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룹 전체에 대한 신 회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고 '롯데는 일본 기업'이란 이미지도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

이날 롯데그룹 4개 계열사가 주총을 통해 결의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안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이어서 전체 주주 중 절반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또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통과된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뜻에 공감하는 일부 소액주주들이 분할합병안을 반대하고 있지만 4개사 모두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과반이다. 안건의 주총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각 회사가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소액주주 지분비율은 롯데제과 22.91%, 롯데쇼핑 29.49%, 롯데칠성 33.32%, 롯데푸드 34.47%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이번 주주총회 참석률을 60∼70% 수준으로 가정하면 롯데 4개사 모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안정적이어서 안건 통과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롯데지주 주식회사 설립이 확정될 경우 주요 경영진에 대해 배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모임 측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3개사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4개사 분할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은 임시주총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주주를 호도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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