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소비…J노믹스 구원투수 되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그간 경제 회복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았던 소비가 점차 꿈틀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제이(J)노믹스'가 가계소득이 주도하는 성장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소비가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화장품과 의복 등의 판매가 늘면서 전월대비 1.1%, 전년동월대비 1.0% 증가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여파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판매가 다시 증가했고, 미세먼지 때문에 줄었던 의복 판매가 늘면서다. 여름을 앞두고 계절가전 판매도 늘었다. 올 들어 소매판매는 지난 1월 2.1% 감소했다 2월 3.2% 증가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며, 3월(-0.3%)과 4월(0.7%), 5월(-1.1%)에도 지지부진했으나 6월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2분기 기준으로도 전분기 대비 1.4%,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내수경기 움직임을 나타내는 서비스업생산도 금융·보험(1.5%),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2.9%) 등이 늘면서, 지난달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올 들어 서비스업생산이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막바지에 피어오른 소비 불씨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소비심리가 6년만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1.2를 기록, 2011년 1월(111.4) 이래 6년 6개월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부도 경제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돌리고, 내수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추석 전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70%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가계소득을 실질적으로 늘리기 위해 생계비를 줄여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는 등 소비 늘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경제정책방향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3%로 지난해(2.5%)보다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에는 2.6% 상승, 부진한 건설경기와 설비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시간당 7350원의 최저임금도 단기적으로는 소비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은 유의미한 물가 상승에 2년 정도가 걸린다며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처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14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시장 관리에 나서면서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기업인들과 함께 가진 호프 미팅 자리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부동산 시장을 잡아달라고 특별히 당부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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