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인상 본격화…거품 낀 高신용자들 '조마조마'

이달 들어 최대 0.08%p상승…과다대출자들 상환부담 커져
거품 터질 땐 연체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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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신용등급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리인상→상환능력 저하→연체율 상승→신용등급 대거 하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0.04~0.08%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이달 들어 0.07%포인트 올라서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1년 넘게 그대로이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 비용 증가를 불러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고정금리 주담대는 금융채 5년물의 움직임을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번씩 반영해 조정한다.

금리 상승폭은 국민은행이 0.08%포인트로 가장 컸다. 6월 말 3.24~4.44%에서 7월 현재 3.32~4.52%로 뛰었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24~4.38%에서 3.31~4.45%, 3.15~4.26%에서 3.22~4.33%로 0.07%포인트 인상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3.42~4.64%에서 3.46~4.68%로 0.04%포인트 올랐다.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게 되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연쇄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리 상황을 보면서 대출금리가 조만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대출을 많이 받아간 고신용자에게도 부담이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과다대출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들이 고신용자에 대거 포함되면서 신용등급 그래프가 우상향한 상황에서 갑자기 대출 금리가 오르게되면 연체도 크게 늘고 등급하향도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도 "통상적으로 금리가 낮을 때 등급이 올라간 고신용 대출자 중에선 금리상승기 상환부담을 못이겨 채무 불이행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곳곳에서 신용등급 인프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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