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말레이에 '김정남 시신 北에 넘기지 말라' 요청"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등장한 유튜브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한솔씨가 아버지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지 말아달라고 말레이 당국에 부탁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복수의 말레이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김한솔이 지난 3월 초 말레이 측에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시신을 작은 아버지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북한에 넘기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한솔은 말레이 측에 "신변의 위험 때문에 시신을 인수하러 갈 수 없다"며 "시신은 화장했으면 좋겠다. 화장 방법과 화장 후 유해 처리는 말레이시아 측에 맡긴다"고 밝혔다.

말레이를 직접 찾지 못한 김한솔은 부친의 신원확인을 위해 DNA 샘플을 제출하며 수사에 협조했다. 말레이 경찰은 3월 김한솔의 가까운 친척을 통해 김한솔의 DNA를 전달받았고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시신이 김정남임을 확인했다.

김정남 피습 이후 줄곧 시신 인도를 요구했던 북한은 3월7일 북한에 있는 말레이 외교관 11명의 출국을 금지하는 '외교 인질전'을 펼쳤고 말레이 정부도 북한 외교관의 출국을 금지하며 양국 갈등이 커졌다. 하지만 말레이 정부는 자국민 안전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여론에 부담을 느꼈고 같은달 13일 결국 북한과 협상을 개시했다. 이후 말레이는 자국 외교관의 안전한 귀국을 조건으로 김정남 시신을 인도하라는 북한 측 제안을 받아들였다.

말레이 정부는 같은 달 31일 2번의 방부처리를 한 김정남의 시신을 항공편으로 북한에 보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