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현주 기자] 이번 대선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교육부의 기능 축소, 나아가 부처 폐지까지 주장함에 따라 교육부가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입시비리와 학사특혜 의혹,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등으로 불거진 교육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라는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두 후보의 공약은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후보는 교육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둬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시하되 심의ㆍ의결권한까지 부여하지는 않는다.
안철수 후보는 아예 교육부를 폐지하자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대신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해 국가 교육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총괄기구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위원회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교육지원처를 두는 방안도 제시했다.
시ㆍ도교육감들도 교육부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초ㆍ중등교육의 관리기능은 시ㆍ도교육청에 넘기고 대학입시, 학제개편, 국가 교육과정 설계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대학교수들도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에 동의하고, 교육부는 교육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수준으로 기능과 역할을 축소하자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교육부를 폐지하고 독립적인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설마'했던 교육부 내부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의 입장을 섣불리 각 캠프에다 설명하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교육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교사 인사권을 포함한 초ㆍ중등교육 업무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감에게 이양되는 등 교육부의 권한이 상당 부분 축소된 상황"이라며 "사회 각계각층으로 구성될 국가교육위원회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확대 개편론과 폐지론이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여가부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언급했고, 안철수 후보는 국민 모두의 성평등한 삶을 보장하는 '성평등인권부'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부처로서 독립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여가부를 기능별로 나눠 고용노동부나 보건복지부로 이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존에 해오던 여성, 청소년, 다문화 관련 정책 수행을 잘 해왔지만 최근 양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며 "여성발전기본법이 2015년 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된 만큼 향후 부서 정책 방향도 이에 맞춰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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