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현장점검]정부 규제에 새 아파트 인기 '뚝'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도권 미분양 사업장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3대책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내놓는 물량마저 굴욕을 겪고 있다. 11.3 대책 발표 이전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청약 시장과 온도차가 크게 벌어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3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분양아파트의 대부분이 당첨자 및 예비당첨자 정당계약 기간 중 완판되지 못했다. 11.3대책은 주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전국 37개 지역을 조정대상으로 지정하고 1순위 청약 자격과 전매제한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 청약 경쟁률이 낮아진 셈이다.새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11.3대책이 나온 한달 뒤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3만4122가구(임대·뉴스테이 제외)가 일반에 공급돼 30만4147명이 청약에 나섰다. 2만2234가구가 일반 공급돼 총 46만1704명의 청약자가 몰렸던 전달과 비교할 때 공급 물량이 늘어났음에도 청약자 수는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8.75대1로 지난 4월 이후 두 자리 수를 유지해왔던 수치가 한 자리수로 낮아졌다.

새해 들어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11.3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하락하며 조정장세가 시작되면서 청약경쟁률은 종전보다 3분의 1로 줄어들고 미계약이 늘었다. 서울에서 분양한 신촌그랑자이,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래미안 아트리치 등은 내집마련 추첨까지 가서야 완판됐다. 지난해 11월 말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일부 1순위에서 미달되면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12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 역시 청약경쟁률 평균 12.3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미계약이 발생했다.

1순위 청약자격이 강화된 걸 모르고 청약했다 부적격 당첨자가 된 청약자는 25%에 달했다. 또 비로열층 당첨자중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데다 전매 금지로 자금부담이 커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 추첨을 통해 전용면적 59㎡(28가구)는 100% 계약된 반면 전용 84㎡(118가구) 일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12월 분양한 목동파크자이도 6.1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내집마련 추첨 이후에도 84㎡에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올들어 1월 초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화성 동탄2신도시 A99블록과 A100블록 아이파크(총 980가구)의 경우 2순위에서도 미달되며 미분양이 발생했다. 동탄2 아이파크는 남동탄 지역으로 오산에 가까워 입지가 떨어지는데다 분양가를 지난 2015년 12월 신안이 처음 분양했을 때보다 3.3㎡당 100만원 비싼 1103만원으로 책정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 팀장은 "11.3대책 이후 분양시장은 중도금대출 규제 및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가수요가 사라지고 실수요자 시장이 됐다"며 "메이저 건설사도 실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 주택형, 기반시설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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