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심사 때 엔지니어라 하면 대림 직원이냐 묻죠"

이경재 대림산업 브루나이 순가이 현장소장

이경재 순가이 현장소장.

이경재 순가이 현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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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대림산업이 랜드마크격인 대형 공사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브루나이 입국 심사 때 직업란에 '엔지니어'라고 적은 사람한테는 '대림 직원이냐'고 물을 정도입니다. 식당에서도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고요(웃음)."지난달 순가이 현장 사무실에서 만난 이경재 현장소장은 순가이 대교가 브루나이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장 설명에 앞서 "브루나이에서 한국과 대림산업에 대한 평가는 절대적으로 우호적"이라며 "24시간 365일 현장의 불을 밝히면서도 200만인시 무사고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의 능력에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2013년 순가이 대교 수주를 따내며 다시 한 번 브루나이에 진출했다. 1980년대 초 셸 정유공장을 지으러 온 이후 20년 만이다. 순가이를 발판으로 총 6000억원에 이르는 템부롱 2ㆍ3구간 공사도 수주했다.

이 소장은 브루나이와 인연이 깊다. 순가이 교량 설계에 이어 템부롱 2구간 설계도 맡아 진행했다. 지금은 내년 1월 순가이 대교 완공을 앞두고 지난 7월부터 마무리 공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브루나이에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기술적인 부분에선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이 소장은 "브루나이에서는 첫 특수교량이지만 국내는 이를 오래전 뛰어넘은 상황"이라며 "다만 지반이 우리나라와 다르게 연약한 점토층이 깊게 분포해 있고 곳곳에서 가스층이 나와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브루나이에서 대형 공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만큼 대림산업은 현지 업체에 대한 기술 이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도 있다. 순가이 수주 당시 현지 건설 업체인 스위(SWEE)와 맺은 인연을 이어가며 템부롱 공사도 함께하고 있다. 이 소장은 "스위는 우리와 같이 일하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커져 지금은 브루나이 내에서 손꼽히는 건설사가 됐다"며 "브루나이에서는 대림산업 현장에서 일한 경력이 향후 다른 현장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브루나이에서 추가로 국내 기업이 건설사업을 수주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재정수입을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브루나이 역시 저유가 파고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브루나이 정부가 세운 여러가지 인프라 사업 계획 중 거의 유일하게 순가이ㆍ템부롱만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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