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김영주 "기업은행, 전경련 조속히 탈퇴해야"

김영주 더민주 의원실 질의에 기업은행 '전경련 회원사 탈퇴 고려' 답변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대기업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일부 공공기관이 회원사로 가입, 연간 수천만원의 회비를 납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국책은행인 중소기업은행(기은)이 회원사 탈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경련 회원자격 유지 여부'에 대한 서면 질의를 한 데 대해 기은 측은 지난 2일 "(전경련) 회원자격 유지에 따른 기업은행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 검토하여 탈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 의원실이 전경련을 향해 같은 질의를 보낸 데 대해 전경련 측이 "기업은행은 회원사 자격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정부 지분이 50%가 넘는 기은은 전경련 창립 때부터 회원사였으며, 회비도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이 낸 사실이 최근 <한겨레>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기은은 지난해 회비로 2365만원을 냈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경련에 낸 회비가 총 1억1562만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됐고, 공공기관이면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금융권 의견을 정부 시책에 반영하려고 재벌 이익단체에 가입'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기업은행은 탈퇴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즉각 탈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은을 비롯해 전경련에 가입된 공공기관은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산업단지공단·기술보증기금·선박안전기술공단·산업연구원·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전력공사·한국서부발전·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에너지공단·한국석유관리원·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등 17곳이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전경련 회비 납부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일부 기관은 전경련 측에 탈퇴의사를 보냈으나 '재고해 달라'며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김 의원은 "전경련은 올초 극우단체인 어버이연합에 불법적으로 수억원의 뒷돈을 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고, 최근에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의혹에서 볼 수 있듯 정권을 위해 기업에서 강제로 수백억원을 뜯어낸 의혹이 있는 상황"이라며 "재벌대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인 전경련에 공공기관이 가입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가치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실은 같은 국책은행이면서 전경련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산업은행에 같은 질의를 보냈으나 "회원자격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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