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베이비부머 창업 투자 때문에 한국 가계부채 급증"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창업 수요가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30일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 보고서를 통해 "IMF는 가계부채 급증의 구조적 요인으로 은퇴 인구 증가, 전세가격 상승세,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급증,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거시건전성 조치 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하는 상황인데 연금 제도가 미흡하다보니 소규모 창업 등을 위한 투자 목적의 대출이 부채의 다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계부채 수준이 가장 높은 연령이 58세인데 미국은 31~40세라고 한다.

또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09년 52%에서 지난해 11월 74%로 상승하면서 세입자의 부채 부담이 높아졌다고 IMF는 분석했다.

IMF는 "50% 수준에 달하는 노인빈곤율, 높은 실물자산 비중, 일시상환과 비은행권 대출에 집중된 부채 등은 취약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00~2005년 도입됐던 거시건전성 조치는 은행부문 리스크를 완화했으나 비은행 금융사들을 통한 대출은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가계대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이 70%,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로 전세계 평균보다 높고, DTI는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돼 상대적으로 거시건전성 조치들은 완화적인 편이라고도 했다.

IMF는 "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가계부채 수준과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의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이나, 전세를 주택매매로 전환시키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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