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명절 연휴 내내 같은 반찬이 지겨울 때, '밀푀유나베'

일 년 내내 반복되는 다이어트 결심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이를 어쩐다..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오늘만은 혼밥에서 벗어나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설렌다. 집안 가득 고소한 기름 냄새 솔솔 풍기니 참을 수가 없다. 엄마 옆에서 전을 부치다 하나만, 하나만 하고 집어먹은 전이 벌써 한 채반은 되는 것 같다. 엄마와 할머니께서는 올해는 정말 음식을 적게 하시겠다고 큰소리를 치시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상다리가 휘어진다. 족히 열 가지가 넘는 전, 잡채, 삼색을 넘어 오색쯤 되는 나물들에 갈비찜, 홍어무침, 탕에 국에.. 아! 긴 연휴 동안 최소 15번 식사에 등장할 주인공들이로구나!


명절이면 아마도 대부분의 집에선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들을 만들어 매일, 매 끼니 상에 올린다. 국이나 찌개가 가끔 선수 교체를 하기도 하지만 밑반찬들은 여전히 주전으로 뛴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명절이 아니면 먹을 기회가 없는 음식들이라지만 며칠씩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때론 힘들기도 하다. 그렇다고 힘들게 음식을 준비하신 어른들께 불평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한 끼 쯤 엄마와 큰엄마, 작은엄마, 할머니를 쉬게 해드리고 내가 특별 요리를 해드리는 것! 기특하게 생각해주시겠지만 맛이 없을 경우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올 것이므로 메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특별한 기술 없이 그럴듯한 요리가 어떤 게 있을까? 바로 밀푀유나베를 추천한다! 국물은 다시마로 육수를 내서 간만 잘 맞추면 되고, 비주얼은 가족들 감탄사 나오게 할 만하고, 재료는 불고기 하고 남은 소고기로 사용하면 되니 이만한 메뉴가 없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국물을 부어 끓이기 전, 상에 내어 갈 것! 배추와 깻잎, 빨간 소고기의 색이 어우러져 알록달록한 밀푀유나베는 국물을 부어 끓여버리면 고기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보기 좋지 않다. 꼭 먹기 직전에 끓이거나, 버너 위에서 끓이면서 먹도록 한다.


밀푀유나베
밀푀유나베

밀푀유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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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2인분)

배추 8장, 불고기용 소고기 300g, 깻잎 10장, 숙주 한줌, 양파 1/2개, 표고버섯 2개, 쑥갓 약간, 겨자소스(또는 칠리소스) 적당량


다시마 육수

물 4컵, 다시마(10x10cm) 1장, 대파 1대, 국간장 2, 소금 약간


만들기

▶ 요리 시간 35분

1. 배추, 소고기, 깻잎을 켜켜이 쌓고 전골 냄비의 높이에 맞게 자른다.

2. 숙주는 씻어 건지고 양파와 표고버섯은 채 썬다.

3. 냄비에 분량의 다시마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다.

4. 냄비에 숙주와 양파를 깔고 그 위에 준비한 재료를 가지런히 세운 다음 한 가운데 표고버섯과 쑥갓을 올린다.

5. 다시마 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한다.

(Tip 기호에 따라 칠리소스나 겨자소스를 곁들인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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