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伊 렌치 총리, 지진사태서 리더십 보여 줄까

▲지진 피해를 입은 건물 잔해 앞에서 주민이 슬피 울고 있다. 사진출처=아마트리체<이탈리아> AP=연합뉴스

▲지진 피해를 입은 건물 잔해 앞에서 주민이 슬피 울고 있다. 사진출처=아마트리체<이탈리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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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이번 지진이 정치적 위기에 빠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에게 또 다른 시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렌치 총리가 이미 경제 둔화와 늘어나는 부채, 정치적 위기 등에 빠진 상태에서 또 타격을 입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날 오전 3시 36분 이탈리아 중부를 덮친 6.2도의 강진으로 인해 아마트리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247명이다. 지진이 일어난 시각이 새벽이고, 지진피해를 입은 지역의 인구밀도가 높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렌치 총리는 재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 지역들을 방문해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기도를 올리지만, 내일부터 (파괴된 지역들의) 재건에 나설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향후 지진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상원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개헌을 위해 오는 11월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인데, 렌치 총리는 이 국민투표에 총리직을 걸었다. 만약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그의 사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의 지지율과 국민투표 찬반 여론이 직결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IPR마케팅의 조사 결과 52%가 반대의사를 밝히며 찬성(48%) 여론을 앞지르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지진 대처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민투표에서 패배할 가능성은 지금보다 더욱 높아지게 된다. 로베르토 드알리몬테 로마 LUISS대학 정치학 교수는 "이번 지진사태는 위기인 동시에, 위기상황에서의 그의 리더십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전임자(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비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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