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장애물이었던 '빛'을 역이용하다

국내 연구팀, '빛의 회절·간섭] 이용한 3차원 나노구조체 어레이 제작

▲빛의 회절과 간섭을 이용한 조절가능한 3차원 환형 나노구조체 구현과 형성원리.[사진제공=표준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 제작하는데 장애물이었던 '빛'이 제작 과정에서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과정에 '빛의 회절과 간섭'을 이용한 3차원 나노구조체 어레이 제작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빛의 회절과 간섭'은 포토리소그래피 방법으로 나노구조체를 만들 때 방해요소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 두 요소입니다. 국내 연구팀이 이 방해요소를 오히려 역이용하는 3차원 나노구조체 제작공정 기술을 내놓았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권동일)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유은아 박사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기반에서 빛의 회절과 간섭효과를 이용해 구조제어가 가능한 3차원 나노구조체 어레이 제작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포토리소그래피는 전사시키고자 하는 패턴이 있는 마스크를 감광물질(포토레지스트) 위에 놓고 자외선에 노출시켜 포토레지스트의 빛을 받은 영역에 따라 식각 후 패턴을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반도체와 집적회로 등의 미세패턴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빛의 회절과 간섭으로 인해 정확히 원하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기존 공정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활용, 빛의 파동성을 낮추는 등 복잡한 제작 과정을 거쳤습니다. KRISS 연구팀은 기존의 방해요소였던 빛의 회절과 간섭을 역으로 이용해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제어 가능한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과 형성원리를 규명하고 설계 규칙을 제시했습니다. 고가의 광학부대 장치와 복잡한 공정 없이 저가의 공정만으로도 정교한 나노구조체 어레이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은아 박사는 "빛과 물질간의 상호작용을 규명함으로써 빛의 회절과 간섭을 이용해 3차원 나노구조체를 쉽고 빠르게 대(大)면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며 "반도체, 광학, 의료 소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