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는 풍경]취미가 취업으로…목공으로 제 2의 인생 연 언니들

30~50대 경력단절여성이 모여 만든 메리우드 협동조합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메리우드 협동조합에서 조합원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메리우드 협동조합에서 조합원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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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에요. 매출도 늘었지만 우리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공방에서 만난 김영애 메리우드 협동조합 대표(50)는 5명의 조합원 모두 목공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취미로 끝났으면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리우드 협동조합은 지난해 2월 설립된 목공예 협동조합이다. 2014년 서대문구 여성인력개발센터 ‘eco-DIY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료 후 마음 맞는 6명이 의기투합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원들은 30대~50대 경력단절여성들로 구성됐다. 지난해 매출은 2500만원 정도로 시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현재 업사이클링 인테리어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버려지는 목재 등을 재활용 해 쓸모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그 과정에서 수익성도 인정받는 것이다.“나이가 들면서 점점 설 자리가 없어졌어요. 급여를 적게 받는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제 자리가 위태로워졌죠.” 김 대표는 목공예를 배우기 전 20년 가까이 경리로 일했다. 성실히 일했지만 전문 직종은 아니었기에 나이가 들자 회사를 나가야할 시점이 왔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목공예였다. 제 2의 직업은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메리우드 협동조합은 재활용을 통해 목공예에 필요한 재료를 가져온다. 목재 파렛트, 버려진 나무 기둥, 렌즈병 등 주변에 버려지는 모든 것이 주재료다. 김 대표는 아줌마 특유의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습성과 쓸 만한 물건을 주워오는 내공이 발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 맞는 이들과 같은 가치, 공동의 목표로 일할 수 있어 여기까지 온 것 같네요” 김 대표는 혼자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을 협동조합으로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재활용 인테리어 제품을 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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