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한끼] 풋풋한 애호박이 내는 깊고 진한 맛

뜻밖의 행운이 있을 때 ‘호박이 넝쿨째 굴러떨어졌다’라고 하고 못생긴 사람을 빗대어 ‘호박 같다’고 하며 심술궂은 짓을 할 때 ‘호박에 말뚝 박기’라는 표현을 쓰며 호박은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가 되었다. 호박은 덩굴성으로 다른 채소들보다 기후에 적응력이 강해 어디에든 심어 놓으면 줄기가 뻗어나가고 줄기마다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게 되니 여름철부터 늦가을까지 다양한 호박들을 맛보는 것은 그야말로 호박이 넝쿨째 굴러떨어진 행운이다.


이름처럼 풋풋한 애호박, 성숙미 넘치는 늙은 호박, 달달한 단호박, 국수 가락을 품고 있는 국수 호박까지.. 그중에서도 여름철이 되면 우리 식탁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맛있는 요리가 된다.


녹색이 선명한 애호박은 호박나물, 호박전, 호박찜, 호박죽, 호박찌개, 호박국으로 활약하고 곱게 채 썰어진 호박은 국수장국이나 수제비에서 맛과 모양새를 책임지는 품격 있는 고명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애호박은 다른 채소와 달리 오래 가열하면 속살이 뭉그러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니 호박전을 동그랗게 주로 부치는 이유이다. 그래서 볶음을 할 때에는 새우젓을 넣어 주면 그 맛도 잘 어울리지만 쉽게 뭉그러지지 않아 새우젓과 애호박은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다. 동그랗게 부친 애호박전은 보기에는 좋으나 때로는 덜 익어서 애호박의 풋내가 나기도 하니 애호박을 갈아서 반죽하고 또 채 썰어 넣어 그 맛을 더해 만든 애호박채전은 애호박의 향과 맛을 잘 느끼며 애호박을 넉넉히 맛볼 수 있는 요리가 되니 여름이 제철인 애호박은 값비싼 보약보다 더 좋은 재료이다.


애호박채전
애호박채전

애호박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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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애호박 1개, 청양고추 1개, 부침가루 1/2컵, 물 1/4컵,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애호박은 반은 곱게 채 썰고 나머지는 강판에 갈고, 청양고추는 곱게 다진다.

2. 간 애호박에 부침가루를 넣어 섞고 채 썬 애호박과 청양고추를 넣어 섞는다.

3. 팬을 달구어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떠 넣어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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