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심나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문제가 '소송'보다는 '대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두 사람은 당분간 '법적 부부' 관계만 유지한 채 냉각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혼 소송보다는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편지를 통한 심경 고백)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혼이 아니라 커밍아웃"이라며 "(최 회장)소송을 할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 노 관장이 이혼을 원치 않으면 그냥 이대로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이 편지를 통해 순탄치 않았던 결혼 생활을 털어놓은 것이 이혼을 재촉하려는 게 아니라 최 회장 자신의 개인사로 주변 사람들과 회사가 입는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인 노소영 관장도 "이혼할 의사가 없다. 아이들도 반대한다"고 한 만큼 당분간 두 사람 간 이혼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무엇보다 이혼 사유가 최 회장 본인의 불륜에 있는 만큼 노 관장이 거부하면 이혼을 하기가 어렵다. 또 소송 과정에서 가족사가 들춰지는 등 가족에게 피해가 예상되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간 이혼 등에 의견 차가 있을 때 법원의 인증을 받는 이혼 조정신청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재산 분할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만큼 당분간 지금처럼 별거상태를 유지하며 '법적 부부관계'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이혼 의사를 공개한 당일인 지난 29일 밤 서울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가 김옥숙 여사를 만나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어르신께서 편지 공개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실까봐 최 회장이 직접 찾아가 설명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은 편지 공개 이후 사흘째 서린동 SK그룹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노 관장도 같은 건물 4층에 있는 아트센터 나비에 사흘 연속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 회장은 내달 4일 오전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해 내년도 그룹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시무식은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이 모여 신년교례회 형식으로 진행한다.
최 회장이 시무식 전후로 자신의 가정사와 관련해 언론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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