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 찬성罪"…국민연금기금 성과급 30% 삭감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팀장급 이상 운용직에 대한 올해 성과급이 30% 가량 삭감됐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복지부에 대한 예산심사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문인력 성과급 예산 30억9100만원 가운데 팀장급 이상 임직원(50명 예상)에 대한 성과급의 30%에 해당하는 2억8700만원을 삭감했다. 이같은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조정소위에서 재논의되고 있지만, 증액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임위(복지위)안 그대로 확정될 것”이라면서 “증액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당초 국회 복지위 예산심사 과정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으로 인한 국민연금기금의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전문인력에 대한 성과급 전액 삭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사기 등을 고려해 삭감 대상은 팀장급 이상으로 조정됐다. 복지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면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봤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있다”면서 “국민연금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팀장급 이상의 성과급을 삭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주식 5.04%, 삼성물산 주식 11.61%를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양사의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며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가치가 동반하락하면서 한 때 국민연금은 6583억원(8월 말, 재벌닷컴 추산)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열린 국민연금에 대한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의 손실 책임을 묻기도 했다. 당시 야당에선 국민연금 합병계약 체결 이전 18거래일 중 15일간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해 삼성물산 주가 하락에 일조한 점과 홍완선 본부장이 합병 전 잊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난 사실 등을 추궁하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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