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당국, 러시아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 제기

화물칸 등에 사전 설치된 폭발물 있었을 것…항공사·공항 직원들 대상 조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 원인이 엔진 폭발인 것으로 잠정 파악된 가운데 미국과 영국 당국이 잇따라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CNN, NBC 방송 등 외신들이 4일 복수의 미국 관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슬람국가(IS)나 그 연계세력이 사전에 해당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고 항공기 조사와 연관된 한 미국 관료는 CNN에 "미 정보 당국이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폭발물이 화물칸이나 항공기 내 다른 곳에 설치됐을 것이란 강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기가 추락 전에 테러 위협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시에 분명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추가적인 활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활동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NBC방송은 조사단이 해당 러시아 항공 승무원이나 화물을 담당했던 사람, 추락 항공기가 출발했던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공항 직원들이 사전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 항공기가 폭발물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일부 항공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영국 정부의 운항 중단이 성급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아일랜드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샤름 엘 셰이크 공항으로 출도착하는 모든 노선을 취소한다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의 존 커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당분간 미국인들에게 시나이반도를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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