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좀비기업 256개? 3295개?…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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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좀비기업(Zombie Company)이 최근 한국 경제의 위협요소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부나 민간연구소나 발표하는 통계가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은 좀비처럼 자체 능력으론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지만 정부나 은행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는 기업을 의미한다. 통상 한국은행이 분류하는 한계기업의 기준을 좀비기업으로 지칭하는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곳이 이에 해당된다. 즉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한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을 경우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게 되는데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다면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분류된 좀비기업은 상장사, 30대 그룹 계열사 등 상세 분류 대상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에 발간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계기업은 3295개다. 이는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 2만5452개를 대상으로 분류된 숫자다.

한은의 한계기업 기준인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준을 1년만으로 한정할 경우엔 이 숫자는 더 커진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만 산출한다면 6553개사에 달한다. 여기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30대그룹의 1050개 계열사만 본다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모두 236개사로 집계된다. 기준을 달리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을 산출할 경우 좀비기업 숫자는 더 작아진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던 기업은 모두 49개사였다.

이밖에 LG경제연구원이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부채상환능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좀비기업 비율은 2010년 24.7%에서 올해 1분기 34.9%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준 마다 제각각인 좀비기업 중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초 좀비기업을 솎아내고 정책자금이 필요한 창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정책금융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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