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통 일본 가면극 '노(能)', 그림과 유물로 살핀다

마쓰카제, 미야케 고하쿠(1894~1957), 20세기 전반, 비단에 담채

마쓰카제, 미야케 고하쿠(1894~1957), 20세기 전반, 비단에 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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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일본에서 14세기 말 발달한 가면극 '노(能)'. 죽은 이의 혼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승의 조연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꿈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의 무대가 연출된다. 현대의 뮤지컬과 비슷하지만, 가면을 쓰고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점이 크게 다르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테마전 '일본의 무대예술, 노'를 6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연다. 박물관이 아시아관 일본실 상설전시의 내실화를 위해 수집해 온 일본 미술품 가운데 중세 무대예술 '노'와 관련된 작품들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다.6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노는 중세 무로마치 막부 쇼군들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무사들의 고급문화로 성장해 왔다. 근세 에도시대에도 줄곧 막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으며 발전해, 일본 문화 곳곳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면극 노의 무대에서 사용되었던 가면과 의상, 그리고 노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회화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한냐, 에도 시대, 19세기, 나무에 채색

한냐, 에도 시대, 19세기, 나무에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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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그림에선 노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여러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다. 노가 일본 미술에 미친 영향의 단면을 살필 수 있는 근대 회화와 함께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가면과 의상의 일부는, 메이지 유신 이후 급격한 서양 문물의 유입으로 일시적으로 쇠락한 노의 재기(再起)에 큰 역할을 한 우메와카 가문이 전래한 에도 시대 후기의 작품들이다. 최근까지 실제 무대에서 사용되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 기간 중 자원봉사자들이 주중 1일 2회(오전 11시, 오후 2시) 전시해설을 운영하며, 수요일 야간개장일의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도 총 3회(10월 14일, 11월 4일, 11월 18일) 진행할 예정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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