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주택시장 변수는…"금리인상·대출 규제, 매매심리 부담"

전셋값 상승, 2017년 이전까지 해소 어려워…분양시장, 지역별 명암 갈릴듯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해 주택시장에서 연일 신기록이 나오고 있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분양시장엔 청약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저금리 영향으로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추석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등이 당장 큰 타격을 주진 않더라도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적 저지선이 될 것으로 봤다. 전셋값 상승은 수급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2017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상發 매매 심리 부담= 전문가들이 추석 이후 주택시장의 변수로 꼽은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원리금 상환)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4일 연내 금리 인상을 재확인했지만 국내 주택시장이 즉각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폭이 제한적일 뿐더러 국내 금리인상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아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아 저금리 기조가 쉽게 깨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심리적으로 수요에 영향을 미칠 텐데 속도와 인상폭에 달려있다"며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 금리 변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원리금 상환방식의 대출 시행과 겹치면 주택 매매수요가 받는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원리금 상황이 주는 부담이 커져 수요 자체가 꺾일 수 있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PB센터 부동산팀장도 "대출 거치기간을 줄이고 원리금 상환을 한다면 주택 구매심리를 위축시킬 여지가 다분하다"며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세에 안주, 전세난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답 없는' 전세…분양시장 명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셋값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전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2017년은 돼야 어느 정도 수급이 맞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입주 물량 부족과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이주, 저금리 등을 고려하면 2017년 이전까지는 전세난이 해소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입주 물량은 올해와 내년 2만여가구 수준에서 2017년 2만6000가구로 다소 늘어난다.

올해 유난히 뜨거운 분양시장은 지역별로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다른 대체투자 상품이 없어 분양시장이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동안 물량이 적었던 수도권은 호조세를 이어가겠지만 3년간 누적 공급량이 많은 지방은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량이나 청약 성적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수 팀장도 "지방은 6개월 만에 청약 1순위가 되니 투자성 자금이 몰리는데 연착륙하도록 정부가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들이 15년 만에 최대 물량인 43만가구를 '밀어내기'식으로 내놓고 있어 입주가 현실화되는 2~3년 후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합수 팀장은 반대 의견을 표했다. 그는 "뒤집어보면 내년 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전세난도 이어져 내년까지도 분양시장은 괜찮을 것"이라면서 "주택은 지역간 대체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분양에서 입주까지 중간에 변수가 많아 지역별 입주 물량을 토대로 공급 과잉 여부를 논해야 한다"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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