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계층' 밀집 1위 서울…해외 주요도시보단 낮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세계적 저성장 기조 속에서 혁신ㆍ창의적 업무에 종사하는 '창조계층'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에 이런 창조계층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계층은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창조도시론'에서 제창한 개념이다. 이들은 국가나 도시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전문지식ㆍ기술을 갖추고 창의적ㆍ혁신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과학자, 기술자, 각종 경영ㆍ서비스 관리자, 문화ㆍ예술ㆍ체육 전문가 등을 일컫는다. 특히 이와 관련해 리처드 교수는 현대 도시의 일자리 창출이 '기업이 있는 곳으로 사람이 이동한다'는 기존 이론과 달리 '창조계층이 풍부한 곳으로 기업이 이동한다'고 봤다.

김범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8월 정기간행물 '서울경제'에 발표한 '서울시 창조계층의 규모와 주요 특징'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서울의 창조계층 규모는 149만1204명(취업자 수 대비 28.9%)으로 전국 1위였다.

경기도의 경우 창조계층 규모는 148만6019명으로 서울에 이은 2위를 차지했지만, 비중은 24.2%로 3위에 그친다. 이에비해 대전은 창조계층이 18만7941명으로 7위에 그치는데, 비중은 25.1%로 2위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대전은 창조계층에 집중된 고용구조를 가진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서울의 창조계층에서는 또다른 특성도 엿보인다. 이들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89.8%로 비창조계층(38.8%)의 2배 이상이며, 83.1%가 상용직으로 비창조계층(54.5%)에 비해 고용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아울러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325만7000원으로 비창조계층(264만원)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서울 창조계층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3시간으로 비창조계층의 45.9시간에 비해 짧은 편이다. 이들은 주로 교육서비스업(21.2%), 보건업(10%), 출판업(7.8%), 전문서비스업(5.9%)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서울의 창조계층 비중은 세계 주요 52개 도시 중 36위에 그친다. 창조계층이 많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경우는 46.8%로 서울의 1.6배에 달한다.

김 연구위원은 "창조계층 확대를 위해 기존 교육기관 주도에서 벗어나 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는 창조계층 밀집도가 낮은 도심형제조업,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에 맞는 인력 육성 전략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창조계층은 자연환경, 박물관 등 전통적 문화공간보다 카페ㆍ레스토랑 등 캐주얼한 도시 시설을 선호하기에 지역 어메니티(Amenityㆍ도시 쾌적성) 개선을 통해 인력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