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불똥에…얼어붙은 홍콩 IPO

'홍콩에어라인' 기업공개 무기한 연기…中최대 투자은행 CICC도 상장 승인 미뤄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 증시 급락이 홍콩 기업 공개(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에서 푸껫ㆍ발리 등으로 운항하는 항공사 '홍콩에어라인 인터내셔널'이 IPO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에어라인 인터내셔널은 이번 IPO를 통해 5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했었다. 이 회사는 지난 4년간 세 차례 IPO를 추진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금융권의 대형 IPO도 미뤄졌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는 이르면 이달 중 10억달러 규모의 IPO를 할 예정이었지만 홍콩 증권거래소는 아직 상장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최대 배드뱅크인 화융자산관리공사는 몇 주간 IPO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홍콩은 올해 들어 200억달러의 IPO 수요가 몰리며 상하이(168억달러)와 뉴욕(142억달러)을 제쳤지만 불안한 중국 증시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국 본토 기업들이 다수 상장된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4월 고점 대비 24%,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고점 대비 40% 하락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대형 IPO를 추진하기는 부담스럽다. 대형 투자자들은 이미 홍콩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홍콩 자산관리회사인 앰플캐피털의 윌리엄 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상태"라며 "대형 투자자들 없이는 IPO가 성립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