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국감 출석할까…롯데정책본부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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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국정감사 본격 대응 나서…신 회장 출석 여부 놓고 촉각 곤두세워
롯데 사태 계기로 그룹 총수 줄소환 예고…자칫 망신주기에 그칠 수 있어 우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이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 대응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지난 7월말 불거진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이슈로 신동빈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출석은 힘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정치권 요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신 회장 출석 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25일 정치권 및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로 인해 9월10~23일, 10월1~8일로 나눠서 진행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계쪽 가장 큰 이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정치권의 신동빈 회장 증인 출석 요구를 당연시보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여야 의원들은 롯데그룹을 포함해 재계 총수들을 국감장에 세워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있는 재벌 총수는 국감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복잡한 지배구조와 폐쇄경영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된 롯데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문제가 많은 재벌에 대해 비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문제 있는 기업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역시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움직임에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신 회장의 국감 출석이 망신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국감과 관련해서는 본격적인 실무반이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대비는 하고 있다"며 "신 회장이 출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우선 국회에서 요구하는 것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 11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지배구조 개혁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국감에 앞서 이를 더욱 구체화해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선 롯데가 선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 사태 후폭풍으로 정치권이 논란이 된 그룹 총수들의 출석을 대거 요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감때마다 이어졌던 대기업 때리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나온다. 롯데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도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을 승계 받은 장본인이자 그 과정에서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역시 만만치 않은 논란을 낳았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삼성서울병원이 연루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조 회장과 조 부사장 부녀는 올해 초 발생한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거론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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