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전셋값 대마왕'은 구로구

감정원, '월세 세분화' 통계
성동·노원·동대문·서초구 順
보증금 비율 커 전셋값에 영향 많이 받아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아파트 중 월세보증금 비율이 커 전세에 가까운 월세로 분류되는 '준전세'의 상승률이 가장 큰 곳은 구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감정원이 첫 공표한 새 월세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6월15일 대비 7월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중 준전세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구로(0.69%)였다.

이어 성동(0.60%)과 노원(0.55%), 동대문(0.54%), 광진(0.52%), 서초(0.52%) 등의 순으로 준전셋값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일반 전셋값 상승률 역시 높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진(1.11%)이었다. 이어 구로(1.08%), 성동(1.07%), 노원(0.99%), 서초(0.99%), 동대문(0.92%)으로 집계됐다. 준전셋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과 일반 전셋값이 많이 오른 곳의 경우 순위만 조금 다를 뿐 대체적으로 비슷한 결과다. 준전세는 다른 월세보다 보증금의 비율이 크기 때문에 전세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감정원은 월셋값 변동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월세지수를 세분화했다. 보증금 대비 월세액이 12배 이하로 이른바 순수월세에 가까우면 '월세'로, 12~240배인 경우 '준월세', 240배를 초과하는 경우 '준전세'로 나눴다. 또 월세 표본 수를 3000가구에서 매매ㆍ전세와 같은 2만5260가구로 확대하고 조사지역도 기존 8개 시도에서 매매ㆍ전세와 유사한 17개 시도ㆍ190개 권역으로 확대했다.

준전셋값이 큰 폭으로 뛴 구로의 경우 세분화된 월세지수를 가중 평균한 통합월셋값(0.27%) 또한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준월세의 경우 지난달보다 0.13% 오르며 서울 25개구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인 월세의 경우 -0.01%로 하락 폭이 가장 적었다.

지난달 중구(0.28%)에 이어 두 번째로 전셋값 상승률이 적은 종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준전셋값이 전달보다 0.02% 하락했다. 월셋값과 준월셋값도 각각 0.72%, 0.57% 떨어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월세지수의 경우 보증금비율에 상관 없이 하나의 지수로 공표돼 체감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인데 세분화된 월세 지수가 월세가격 체감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실거래 가격이 아닌 지수형태로 공표되는 것이기 때문에 월세시장의 추세를 파악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증금 비율이 큰 준전세의 경우 일반 전셋값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이번 지수로 확인된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의 경우 전셋값처럼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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