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덩치로 밀린다? 벤처 500개 모여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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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만나다]<13>김충범 500V 대표
6개월 만에 25개 기업 '얼라이언스' 합병
수평적 M&A 통해 시너지 효과 극대화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모든 결과는 1년 후 판가름 날 것이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김충범 500V 대표(사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 회사 출범 후 최근까지 불과 6개월 만에 무려 25개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500V는 한마디로 표현해 벤처연합 기업이다. 회사명인 500V는 '500 Ventures Of Life & Tech'의 줄임말. 10년 뒤 500개 기업을 인수한다는 의미다.

보통 M&A하면 한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다른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취득해 경영권을 가져오거나 회사 자체를 합치는 행위를 말한다. 500V도 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방식은 같다.하지만 경영권은 각 회사의 대표들이 갖고 있다. 이는 M&A가 바로 주식 스와프를 통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M&A 대상이 된 회사의 주식 가치만큼 500V의 주식을 교환해 준다"며 "결국 이는 500V에 속한 회사가 많아질수록 각각의 기업 가치가 저절로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얼라이언스(Alliance) M&A', 즉 '전략적 제휴를 위한 수평적 M&A'라고 표현했다. M&A에는 상대적으로 더 강한 쪽과 더 약한 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합병 후 통합(PMI) 과정에서 실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2007년 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의 조사에 따르면 M&A의 실패는 사후 단계에서 53%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하지만 '얼라이언스 M&A'는 각 기업마다의 고유한 문화와 경영 방식, 그리고 경영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 특징으로, 기업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성하는 동시에 개별 기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업 시작부터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바쁘다며 상대로 안 해 주는 기업인들이 태반이었다"면서도 "지금은 오히려 1주일에도 10개 이상의 기업이 M&A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간 동안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배경에 대해 그는 '패스트 엑시트(Fast Exit)'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M&A한 기업들을 카테고리별로 묶은 다음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밸류업 시스템을 거쳐 1년6개월 내에 기업공개 등의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결국 함께함으로써 주당 가치의 증가로 자산 증식 효과가 발생하고 프로젝트 컨소시엄을 구성해 같이 대규모 수주를 따내올 수 있는 효과가 발생해 자연스럽게 모든 피인수 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500V에 속한 다른 기업이 잘 되도 자사 주식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서 시작한 이 비즈니스모델로 아시아시장을 평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500V를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50개 기업을 M&A해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규모를 달성할 것"이라며 "내년 6월이 되면 현재 '트랙 1' 단계를 밟고 있는 회사들을 자본시장에 진입시키는 등 놀랄 만한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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