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정부, 우정사업부 IPO 추진…10월말 상장될듯

포스테 이탈리아 지분 40% 매각 '40억유로 확보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내달 초 국유 우정사업본부인 '포스테 이탈리아네' 기업공개(IPO)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IPO 신청서를 내달 첫째주에 밀라노 증권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밀라노 증권거래소는 10월까지 상장 승인 심사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0월 말께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신주가 밀라노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상장을 계기로 이탈리아 정부가 한동안 뜸을 들였던 국유자산 민영화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당초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상장은 지난해 계획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상장된 국유 조선사 핀칸티에리의 주가가 상장 후 부진을 보이면서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상장도 보류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향후 국유 철도회사와 항공운송회사도 민영화해 총 120억유로를 조달할 계획이다. 에너지기업 에니와 에넬을 민영화했던 1990년대 후반 이후 최대 규모 민영화 계획이 추진되는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포스테 이탈리아네 지분 40% 가량을 상장해 40억유로 가량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정부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이탈리아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2% 수준으로 약 2조2000억유로에 이른다. 포스테 이탈리아네는 직원 수 14만5000명의 거대 공기업으로 우편 사업 뿐 아니라 물류, 예금, 보험 사업도 하고 있다. 연 매출은 240억유로에 예금 규모는 4200억유로에 이른다. 2019년까지 예금 규모 5000억유로, 매출 300억유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우편 사업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14억유로였던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억9400만유로로 줄었다. 순이익도 10억유로에서 1200만유로로 급감했다.

FT는 2년 전 영국이 우정사업본부인 로열 메일 민영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민영화도 인력 감축 등에 따른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와 시티그룹, 메디오방카가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IPO 주관사 업무를 맡는다. 로스차일드와 라자드캐피털은 이탈리아 정부 자문을 담당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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